미, 북한인권법 통과와 그 파장
유성(평화네트워크 자원활동가)/ 2004년 10월 14일
지난 7월 21일 미국 하원에서의 북한인권법안의 만장일치 통과 이후 9월 28일 상원에서도 통과됐다. 이로써 북한인권법은 그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법안은 작년 공화당 샘 브라운 백 상원의원과 짐 리치 하원 의원이 제출했던 북한자유화법안을 수정·완화한 것으로 표면적으로는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과 탈북자들의 인권 보호에 주력하는 듯 하다. 그러나 심층에는 탈북을 유도·지원하여 북한 정부에게 압력을 넣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일부에서는 이라크 해방법안과 비슷하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의 환영 의사 제외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노동당에서는 심각한 우려와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을 자극하여 이후 6자 회담의 경색화 가능성이 다분하며 탈북자 문제로 중국과 미국이 마찰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 0930] 美, 北인권법안 통과 / 의미와 파장 - 겉은 '인도적' 속은 '北 조르기'
북한인권법안의 미 상원 통과로 한반도에는 한차례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해외에 탈북자 수용소가 멀지 않아 탄생하고, 탈북자 구호단체들의 해외 활동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및 중국의 반발과 한.미간 냉기류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법안 하나가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게 된 셈이다.
이 법안은 의회통과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당초에 비해 현저히 약화됐지만 핵심내용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 하원 재심의 과정을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북한의 인권이 미국의 공식 현안이 됐음을 뜻한다.
이 법안의 파괴력은 미국정부가 연간 수천만달러의 현금을 지원하는 데서 나온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해외 탈북자수용소다. 탈북자구호단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당장 2백만달러만 있으면 500~1,500명의 탈북자가 거주할 수 있는 수용소를 해외에 세울 수 있다.
일부 단체는 동남아 등 몇 곳에 1백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놓았다고 한다. 러시아의 경우 연해주 지사가 북한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다고 공식 천명한 바 있다. 탈북자 수용소는 탈북자들의 보호 및 생활안정을 제공하는 것 외에 손쉽게 반북단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탈북자들이 식량 확보를 위한 일시 월경자가 대부분이라지만 일부는 반체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동료들 가운데 해외에 수용소가 생기면 그곳으로 가 반북활동을 벌이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에 '반북기지'가 생길 판이다. 수용소의 정치집단화는 해당국 정부로부터 견제를 받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 법안을 입안한 미국 내 인사들은 미국 정부가 탈북자 구호 단체 및 개인에게 현금 지원을 할 때 미국대통령이 직접 주도록 하는 방식을 구사해 미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돈을 받은 단체나 개인이 해외활동을 할 때 해당국 정부가 이들의 활동을 저지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소리(VOA)나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미국의 대북방송 시간 확대와 북한에 라디오 보내기운동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디오보내기는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국경을 맞대는 국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발은 물론 해당국과 마찰도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노르베르트 풀러첸 등이 북한에 라디오를 보내려다 당국의 저지로 미수에 그친 바 있다.
탈북자 문제의 국제문제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미간 마찰 가능성도 낮지 않다. 중국은 탈북자에 대해 '식량 조달을 하기 위한 일시 불법월경자'로 규정, 탈북자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방관하고 상당수의 탈북자들을 북송하는 한편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조용히' 한국으로 보내는 이중적 자세를 보여왔다. 앞으로는 탈북자에게 '정치난민' 자격을 주라는 미국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1001] 북한인권법 파장 / (상) 한반도 안보
*대북정책 "한 :당근―미 :채찍" 충돌
정부 고위 당국자는 30일 "미국 상원은 북한인권법안의 대북 지원 조건을 완화하면서 그 이유를 '정부의 대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라고 설명했다"며 "인권법안을 만든 당사자인 미국도 이렇게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인권법안이 단순히 북한 인권 개선만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역학관계에 따른 미국의 전략적인 복선이 깔려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북한인권법안은 당장 북한의 인권 상황의 개선보다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에서 국제정치적인 파장을 우선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한반도 불안 커질 듯=당장 6자회담이 난항에 빠졌다. 한국의 핵물질 추출 실험으로 6자회담을 거부한 북한에 인권법안은 또 하나의 핑계거리가 된 셈이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인권법안이 북핵문제 해결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북한이 북한인권법안을 문제 삼으며 이를 대북 적대시정책의 소산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해온 중국의 입지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법안은 중국을 직접 겨냥,"탈북자들을 경제적 이주민으로만 간주해 심각한 처벌이 예상되는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는 식으로 강력하게 성토하고 있다.
미국이 법안에 따라 내년부터 탈북자와 관련 지원단체·개인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시작할 경우,중-미 관계에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 탈북자 단체들이 주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 하루 만인 30일 중국 외교부 차관보가 직접 탈북자들에 대한 강경방침을 천명한 것은 중-미 관계 긴장의 예고편 격이다.
혹시라도 중국이 미국의 탈북자 정책에 적극 협력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법안은 북한 이외의 지역에 탈북자 수용캠프를 설치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중국마저 손을 뺀 상황에서 고립된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한반도 상황은 더욱 불안해지는 것이다.
◇국가전략 차질=인권법안이 실제로 발효되면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중심 국가' 전략과는 여러 면에서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접근 전략이 다르다. 정부는 '화해와 교류를 통해 북한의 상황을 개선하고 국제사회 동참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지만, 인권법안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고립과 국제사회의 압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방법론에 입각해 있다.
인권법안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북한인권 특사를 임명, 법안 발효 180일 이내에 의회에 북한 인권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인권특사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뿐만 아니라 주변국가와도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된 협의를 해야 한다. 한국이 직접 미국의 '북한 인권 압력'의 대상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문제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등 대북 교류협력 사업이 '북한 인권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느냐'는 기준에 따라 재단될 수 있다.
한반도 상황의 안정을 바탕으로 동북아 중심국가로 성장하면서 통일 과정을 주도하겠다는 장기 전략에도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중국과 미국이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를 두고 불편한 관계에 빠지면, 그 사이에 낀 한국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무대책 정부=북한 인권법안이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에 이같은 '이상조짐'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당국자들은 법안 통과 당일에는 "공식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하루가 지난 뒤에는 "북한 인권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고,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기본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 의지가 포함돼 있다"며 환영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오락가락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법안 시행 과정에서 한-미 간에 긴밀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북한인권법안으로 미국이 쓰는 '북한 내부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지급하겠다는 지원금의 절반은 미국의소리(VOA)나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의 선전화 작업에 사용되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이 심사한 NGO에게 지원된다. 특히 2000만달러나 되는 돈이 탈북자나 북한 난민을 지원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지원될 경우, 이로 인해 대규모의 탈북자수용소가 건설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수용소는 반북활동에 거점이 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한겨레, 경향, 국민 등은 북한인권법 통과에 따른 남북관계 냉각과 동북아 지역에서의 북한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예측하고 있다. 조선, 동아의 경우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정치적 의미와 파장보다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써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과 실질적으로 탈북자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Q&A와 짐 리치 미 하원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인권법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의사 표명을 하고 있는 각 정당들과는 달리 정부는 북한인권법 통과 관련한 의사 표명을 뚜렷하게 하고 있지 않다. 국정감사를 통해 북한인권법은 각 정당들의 초점이 되었고,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세계 1006] [2004 국감초점]통외통위, ''北인권법안'' 與野 시각차 노출
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미국 하원을 통과하며 최종 확정된 북한인권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인권법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추궁했지만, 근본적인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안이 "북한체제 붕괴법"이라며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한반도의 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계기로 정부도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미국이 외교적 대화를 통한 해결을 넘어 압박과 제재를 동원하는 방안으로 전환해 북한의 고립과 붕괴를 유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를 "전쟁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라크 해방법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북한인권법은 한반도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전쟁 가능성을 포함한 아주 심각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우리당의 신계륜 의원은 인권법이 "북한 전복법"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영진 외교부 차관은 "원래의 북한 자유법안이 폐기되고 인권법안으로 바뀌면서 여러 독소조항이 빠졌다"면서 "북한체제의 전복을 추구하는 법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안이 이미 최종 확정된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성권 의원은 "이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며 정부의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에서의 북한인권법안의 통과 이후, 바로 중국에서는 탈북자 인도 문제가 드러났다. 9월 29일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으로 진입한 44명의 탈북자의 신병 인도를 다음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중국은 탈북자를 불법체류자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강경대응은 북한인권법 통과 이후 대대적으로 이뤄질 집단·기획 탈북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자신의 나라에서 탈북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경향 1001] 中 탈북자 '조용한 처리' 포기하나 - 선궈팡 차관보 발언 예의주시
중국이 주중 캐나다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44명의 신병 인도를 공개 요구해 중국의 탈북자 정책 변화와 관련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대사관측은 정책의 변화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은 2002년부터 외국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 대해 '국제법, 국내법,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예외없이 제3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외교부 선궈팡(沈國放) 부장조리(차관보)가 30일 이같이 밝힌 것은 중국이 더이상 탈북자들이 중국 주재 외국 대사관에 진입하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최근 탈북자들의 대사관이나 국제학교 진입이 대규모, 집단화되는 데다 미국 상.하원의 인권법안 통과를 계기로 탈북자들의 진입 러시가 이뤄지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선궈팡 부장조리는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을 설명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전날 일어난 탈북자 문제를 제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캐나다 대사관에 들어간 탈북자들의 운명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이 신병 인도를 요구한 만큼 캐나다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물론 캐나다 정부가 탈북자들을 중국에 넘겨줄 가능성은 적지만 중국 당국의 강경한 입장 표명에 따라 이들의 한국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상하이 미국 국제학교에 들어갔던 탈북자 9명이 학교 당국의 수용 거부로 공안에 신병이 넘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학교측이 내세운 이유는 학생들의 수업 차질과 학교가 치외법권이 있는 공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학교의 주장은 지난 2월과 9월 독일학교와 일본학교가 각각 탈북자들을 자국 대사관으로 넘겨 한국행을 주선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미국 상.하원이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것과는 상반된 미국 학교의 대응이다. 주 상하이한국 총영사관은 공안에 인도된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차질없이 한국으로 데려온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중국 공안당국이 어떻게 처리할지는 좀 더 두고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