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美 '의료비 지출 최고-건강수준 최하위'
  
 작성자 : 장원모
작성일 : 2005-10-11     조회 : 3,424  

美 '의료비 지출 최고-건강수준 최하위'
GDP 대비 15%…매년 200만명 의료비로 가계 파산
공단, 미국 의료보장체계 조사보고서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제도가 없는 미국의 경우 의료비 지출은 세계 최고이나 건강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은 연구용역과제로 수행한 '미국 의료보장체계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조사분석' 보고서(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를 통해, 10일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료보장체계는 막대한 자원 투입에도 불구, 보장성과 비용·건강수준·형평성·국민 만족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특히 건강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제도가 없는 나라로, 미국의 공적 의료보장에는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이드(Medicade)가 있으며, 나머지는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이거나 미가입자이다.
 

 2003년 현재 65세 미만 인구 중 보험 미가입으로 의료보장에서 제외된 인구비율은 20년 전보다 8%가 늘어 18%(전 국민의 15.6%)인 4500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는 20년 전보다 9%가 줄어든 74%이고 2002년에 가입자 1인당 1만1714달러의 의료비를 지출했다. <표 참조>
 

 의료보장의 종류에 관계없이 소득의 1/4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한 인구가 2000년 1160만명에서 2004년에는 1430만명으로 늘어나 개인과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치솟고 있으며, 매년 전체 가계파산의 50%인 200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고 있다.
 

 ◇메디케어(Medicare)=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의료보장제도로, 2003년 7월 현재 전체 인구의 13.7%(약 4,100만명)가 적용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내는 사회보장세를 재원으로 하고 정부가 일반예산에서 상당한 재정지원을 하며 관리한다. 2002년 현재 의료서비스의 19%, 병원서비스에 투입되는 재원의 31%, 의사 및 임상서비스에 투입되는 재원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노인들은 전체 수입의 22%를 보험료와 의료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23%가 보충적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메디케어는 급여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을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최상위층은 전체 소득의 9%를 의료비로 지출하지만 최하위층은 무려 32.9%를 의료비로 지출한다.   

 

 ◇메디케이드(Medicaid)= 우리나라의 의료급여제도와 비슷한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다. 2003년 6월 현재 전체 인구의 13.3%(약 4000만명)가 적용되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 책임으로 재정을 조달한다. 2003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연방정부가 1620억달러, 주정부가 1100억달러를 지출했는데 이 예산은 연방정부가 주정부에 지원하는 모든 예산의 43%에 해당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본인부담이 있어서 2003년 조사결과 성인 메디케이드 대상자의 22.4%는 비용 때문에 처방약품을 복용할 수가 없고, 메디케이드 전체 대상자들의 1년 평균 직접 본인 부담액은 민간보험 가입자의 36%에 달한다.
 

 ◇민간의료보험=

 △사용자 보험 : 2004년 현재 200인 이상 기업의 36%가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급여를 제공한다. 2003년 현재 미국의 의료보장 적용은 비노인인구의 경우 사용자 보험이 62%, 메디케이드를 비롯한 정부 의료보장이 15%를 차지해 사용자보험이 의료보장의 핵심이다.
 2004년 현재 1억5000만명이 가입(전체인구 51.7%)하고 있다. 사용자 보험에서 노동자들의 부담은 2004년 현재 단독가입의 경우는 전체 보험료의 16%(47달러), 가족을 포함한 경우 28%(222달러)이다. 또한 사용자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 가족단위의 의료보험평균은 연간 9086달러로 미국 가구 중위소득의 21%에 이르고, 최근 급격한 보험료 상승으로 2006년에는 1만4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가입 : 2003년 현재 의료보험이 없는 인구는 4500만명(전국민의 15.6%)으로 한 해동안 140만명이 늘었다. 그리고 비보험 인구의 상당수가 중산층과 직장인인 가운데, 이는 미국 의료보장체계의 핵심인 사용자 보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2004년 현재 20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직원들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63%에 지나지 않으며, 시간제 근무자의 경우 23%만 의료보험을 제공한다. 그래서 개인으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의 73.7%가 어떤 형태로든 직장을 갖고 있다. 2003년 현재 비보험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1300만명이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보다 더 잘 사는 가구에 해당, 민간보험을 통한 안전망은 중산층조차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의료비 부담 : 국내총생산 대비 국민의료비규모는 1985년 10%에서 2002년 14.9%로 급증, 어느 선진국과도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며, 2013년에는 18.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민간보험의 고용창출 효과는 2001 현재 종사자가 약 39만575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0.3%로 극히 미미하다. 2005년의 연구(Himmelstein et al.2005)에 의하면 매년 전체 가계파산의 50%인 200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며, 이들이 질병에 걸린 이후 직접 지출하는 의료비만 1만1854달러에 달한다. 2001년 현재 전체 민간의료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개인의 경우 2650달러, 가족의 경우 7053달러에 달한다.

 △건강수준 : 어떤 건강지표로 비교해도 미국민의 건강수준은 경제수준과 의료비 투입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통계적으로는 미국을 제외시켜야 객관적이고 정확한 통계가 나올 정도이다. 경제발전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건강지표인 영아사망률은 2001년 출생아 1000명당 7.0으로 1999년 한국의 영아사망률인 6.2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형평성, 의료체계의 성취도 모두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성익 기자 (hongsi@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5-10-10 오전 6:47:00